오자기일기
오만원 / 오중목 본문
오랜만에
서울올라와 만난 친구가
이거 한번 읽어보라며
옆구리에 푹 찔러준 책
헤어져 내려가는
고속버스 밤차 안에서
앞뒤로 뒤적뒤적 넘겨보다
발견한,
책갈피에 끼워져 있는
구깃한 편지봉투 하나.
그 속에
빳빳한 만 원짜리
신권 다섯 장
문디 자슥,
지도 어렵다 안 했나!
차창 밖
어둠을 말아대며
버스는
성을 내듯 사납게 내달리고,
얼비치는 뿌우연
독서등 아래
책장 글씨들
그렁그렁
눈망울에 맺히고
ㅡ윤중목, 오만 원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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