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장만옥이라는이름에 대하여, 천수호 ㅡ 본문

장만옥이라는이름에 대하여, 천수호 ㅡ

난자기 2020. 12. 11. 08:53

화양연화 속의 그녀
남자들은
잘록한 허리에 빠지지만
나는 '장만옥'이라는
이름에 홀린다

'장'이 품은 장도의 비장함과
'만'에 묻은 중국식 야끼만두 냄새
'옥'이라는 한국식 촌스러움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그녀의 이름에 혹하는 건
그 적절한 '만'과 '옥'의
이미지에 있다

가령 '옥'이 강화된
'옥분'이나 '옥순'이가이거나
'옥'의 이미지가 뻗어나간 '순옥'이나 '분옥'이가 아닌

단단한 차이나식
칼라의 '만'에 대해
그 滿 수위를
눈앞에 찰랑거리게 하는

화양연화 속의 그녀 뒷모습
오래 훔쳐보는 것은
장만옥이라는
그 적절한 결함에 있다

 

 

ㅡ천수호, 장만옥이라는
이름에 대하여ㅡ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학은 정말 싫어, 김철순ㅡ  (0) 2020.12.16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 유이우ㅡ  (0) 2020.12.15
冬天, 서정주 ㅡ  (0) 2020.12.09
꿈꾸는 겨울, 박이도 ㅡ  (0) 2020.12.08
기러기표, 서정준 ㅡ  (0) 2020.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