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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작

나무에게

난자기 2023. 4. 2. 18:44

나무에게 바란다
부디 길들여지지 않기를

너의 강건한 뿌리를 보았다
곧게 뻗은 가지와
그 위로 무성한 잎들의
자유를 보았다

지상의 오직 한 곳
누군가 정해준 그 땅에서
생장과 소멸의 생을 바랬더냐
그런데 어찌하여 
누군가의 꿈을 쫒아
팔다리 다 잘린채
팍팍한 새 땅에 서 있느냐

참담하다 자유여
암울하다 이끌린 생이여
혁명은 늘 불발이다
그 누군가의 손짓에 
높새바람도 간밤에 떨었을 것이다

나무에게 바란다
서서 오래 버티기를 
찢긴 뿌리 곧게 펴고 서서
흔들리는 붉은 산이 되기를
 
나무에게 / 백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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