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오필리아-존 E. 밀레 본문

예술

오필리아-존 E. 밀레

난자기 2016. 2. 13. 20:51



시냇가에 기다란 잎사귀를 거울 같은 수면에 드리우며 비스듬히 서 있는 버드나무가 있는데, 그 애가 그 가지로 미나리아재비니, 쐐기풀이니, 실국화니, 자란 같은 것들을 섞어 화한을 만들고 있었다잖니. 그것을 짓궂은 목동들은 상스러운 말로 부르기도 하지만, 얌전한 아가씨들은 죽은 사람의 손가락이라 하더구나. 아무튼 그 화한을 늘어진 가지에다 걸려고 올라가다가 그만 심술궂은 나무가 부러져 화한과 함께 사람은 시냇물 속에 떨어지고 말았어. 그러나 치맛자락이 활짝 펴지면서 그 애는 인어처럼 물 위에 한동안 둥실둥실 떠다니며 옛날 찬송가를 토막토막 불렀지. 절박한 불행에도 아랑곳없이 마치 물에서 자라 물에서 노는 생물 같았어. 하지만 이게 오래갈리는 없고, 옷에 물이 배어 무거워지니 그 가엾은 것은 아름다운 노랫소리와 함께 물 속으로 끌여들어가버리고 말았다는 거야.

 

-셰익스피어 作 <햄릿>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