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난이 피던 날 / 홍윤숙 본문
아직
발이 시린
이월 어느 날 아침
수증기 서린
유리창 앞에
푸른 도포 차림의
선비 세분이
상아로 세공한
부채를 들고
말없이 단아하게
서 계셨다
나는 너무 황망하여
어쩔 줄 모르고
버선발로 뛰어나가
허리 깊이 꺾고
절하였다
그
청아함에 눈부시어
감히
반가운 악수도
청하지 못한 채
ㅡ홍윤숙,
난이 피던 날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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