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수묵정원1 / 장석남 본문
먼 길을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강가에 이르렀다
강을 건널 수가 없었다
버드나무 곁에서
살았다
겨울이 되자
물이 얼었다
언 물을 건너갔다
다 건너자
물이 녹았다
되돌아보니
찬란한 햇빛 속에
두고 온 것이 있었다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
다시
버드나무 곁에서 살았다
아이가
벌써
둘이라고 했다
ㅡ장석남, 수묵정원1 ㅡ
[작작이]
할 일없이
세월은 흐르고
사람들은
가끔씩
하품하네
버드나무
곁에서
강 저 편을 보는 아침!
[작당이]
강가의 버드나무 ---> 겨울에 도강 ----> 이자 묵고 온 것 생각남----> 도로 강 건넘 ---> 강가의 버드나무
이래 된거 마쩨?
번짐,
목련꽃은 번져 사라지고
여름이 되고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
번짐,
번져야 살지
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
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
번짐,
음악은 번져 그림이 되고
삶은 번져 죽음이 된다
죽음은 그러므로 번져서
이 삶을 다 환히 밝힌다
또 한번-저녁은 번져 밤이 된다
번짐,
번져야 사랑이지
산기슭의 오두막 한채 번져서
봄 나비 한 마리 날아온다
수묵(水墨) 정원 9 - 번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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