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봄비 / 이수복 본문

봄비 / 이수복

난자기 2017. 1. 6. 14:49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겄다.

푸르른 보리밭 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에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벙글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이수복,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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