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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 / 김기택

난자기 2017. 1. 10. 11:46

집에 돌아오면

하루종일
발을 물고 놓아주지 않던
가죽구두를 벗고
살껍질처럼
발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던
검정 양말을 벗고
발가락 신발
숨쉬는 살색 신발
투명한 바람 신발
벌거벗은 임금님 신발

맨발을 신는다

ㅡ김기택, 맨발ㅡ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박인환, 목마와 숙녀 일부>




괴롭다! 괴롭다!

나를 책망하려고 오락가락하는 사이에서 빠져나갈 수만 있다면

여기서 빠져 나갈 수만 있다면

마치 저 오르간 소리가 내 숨통을  틀어막는것 같다

저 노랫소리가 내 심장을 속속들이 녹여 버리는것 같다

벽의 기둥이 나를 사로잡는다

둥근 천장이 나를 찍어 누른다!

아, 이 공기를..< 괴테, 파우스트,  그레트헨의 독백 일부>



Untitled, 2012, 혼합매체, 150×100㎝. /학고재 제공


현대 중국의 대표 작가 마류밍(44·馬六明)이 스위스 제네바와 독일 뮌스터, 뒤셀도르프를 돌며 펼친 나체 퍼포먼스 연작 '펀(芬)·마류밍'이다.

1998년 '신체 해방'을 부르짖으며 나체로 만리장성을 걸은 작가는 또 다른 자아인 '펀(芬)·마류밍'을 만들어냈다.

'펀'은 여자 이름에 흔히 쓰이는 한자이면서 '분리하다'는 한자(分)와 동음이의어.

그는 "모든 구속과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자유"라고 했다.

형제여!

그대의 자신에 대한 사랑
그리고 그대 자신에 대한 창조와 더불어 고독속으로 물러서라
형제여!

눈물로 간청하노니 그대 고독속으로 물러서라
나는 자기자신을 뛰어넘어 자기를 창조하려 하며 그 때문에 파멸의( 고독한 ) 길을 가는 자를 사랑한다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에서 >



맨발을 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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