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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작

미망 / 백난작

난자기 2017. 3. 9. 11:29

 

 

 

 

개가 짖는다

달이 어제처럼
동그랗게 제 그림자를
쳐다보고 있는데도
주인 몰래 밥그릇을 찬다


채식주의자도 아닌데
풀만 먹으라고


창자의 벽에는
이미 식물이 뿌리를 박고
광합성을 한다

개는 속이 역겨워
컹컹 짖다가
한움큼 흙을 삼키고는
슬며시 밥그릇을 

자기 자리에 갖다 놓는다

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짖는것 뿐이다

 

 -난자기 / 미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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