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내가 사는세상 / 백난작 본문
신이 죽어 떠난
검붉은 하늘에 별들이 총총 박힌다
저마다 전설을 가슴에 달고
꿈에 대하여,
혁명에 대하여 자랑한다
별 하나가 왕관을 쓰고 불빛을 흔든다
밝은 불빛아래 세상은 식어갔다
어둠은 구석으로 내몰리고
택시 드라이버가 양화대교를 힘겹게 지난다
실직한 50대 남자가 95번째로 난간을 뛰어내린다
그는 평소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고 했었다
송파의 세모녀가 살았다
엄마는 두 딸을 데리고 지구행성을 떠났다
그녀가 마지막 남긴 말은
"밀린 집세 70만원 못내서 미안해요" 였다
봉천고개 너머 세탁소 옆집 지하방에
80대 할머니는 혼자 산다
세상이 싫은지 잘 나오지 않는다
할머니가 세상에 나온건
심장이 식은지 한달이 지나서였다
- 내가 사는세상 / 白卵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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