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김선우 본문
그 풍경을
나는 이렇게 읽었다
신을
만들 시간이 없었으므로
우리는
서로를 의지했다
가녀린 떨림들이
서로의 요람이 되었다
구해야 할 것은
모두 안에 있었다
뜨거운 심장을
구근으로 묻은
철골 크레인
세상 모든 종교의
구도행은
아마도
맨 끝 회랑에 이르러
우리가
서로의 신이 되는 길
… …
별들이 움직였다
창문이
조금 더 열리고
두근거리는 심장이
뾰족한 흰 싹을
공기 중으로 내밀었다
그 순간의
가녀린 입술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나는 들었다
처음과 같이
지금 마주본 우리가
서로의 신입니다
나의 혁명은
지금
여기서
이렇게
ㅡ김선우,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ㅡ
삼나무숲을 살리기 위한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의 투쟁
1997년 12월 10일, 줄리아 힐은 아메리카 삼나무 숲의 파괴에 대항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나무 위의 생활, 그것이 해법이었다.
줄리아 힐은 현재 캘리포니아 북서부의 험볼트컨트리에 위치한 한 특별한 나무 위에서 15개월째 폭풍우와 벌목회사의 포위를 견디며 생활하고 있다.
그 나무의 이름은 달을 의미하는‘루나’인데, 줄리아 힐이 60m의 키에 9백년생의 이 삼나무에 오르던 97년 12월 10일 밤,
밝은 빛을 비추어 높은 줄기로 줄리아 힐이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을 기념하기 위해 붙인 것이다.
종종 루나의 56m 지점에 지은 줄리아의 둥지를 거의 날려버릴 정도의 바람을 일으키는 거대한 벌목용 헬기가 숲을 시끄럽게 만든다.
줄리아 힐은 루나와 루나의 고향인 헤드워터숲을 지키려는 이 긴 투쟁 속에서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그녀는 이제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로 불린다.
자연에서 따온 이름을 가지는 것은 줄리아와 함께 일하는 환경운동가들의 오랜 관습인데, 그녀는 유년시절 산에 올랐다가 나비 한 마리가 오래도록 그녀의 머리 위에 앉아 있었던 일을 떠올리고‘나비’를 그녀의 이름으로 선택했다.
줄리아는 루나 위에서 삼나무 숲과 지구를 위한 홍보활동을 일년동안 펼쳤다. 그리고 그 공로로 뉴칼리지가 주는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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