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서해 / 이성목 본문
아직
서해엔
가보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거기 계실지 모르겠기에
그곳 바다인들
여느 바다와 다를까요
검은 개펄에 작은 게들이
구멍 속을 들락거리고
언제나 바다는 멀리서
진펄에 몸을 뒤척이겠지요
당신이 계실 자리를 위해
가보지 않은 곳을
남겨두어야 할까 봅니다
내 다 가보면
당신 계실 곳이
남지 않을 것이기에
내 가보지 않은
한쪽 바다는
늘 마음 속에서나
파도치고 있습니다
ㅡ이성복, 서해ㅡ
[작당이] [오전 9:21]
그렇구나
너를 속속들이 다 알면
너가 사라지는구나
그렇구나...
너라는 존재는 딱 요만큼이면 되것다
있는지 없는지 모를 만큼 너무 멀지않게,
있는둥 마는둥 할 정도로 너무 가깝지 않게....
긴장이라면 피곤하고
방만이라면 섭섭한,
딱 고정도의 바운드리 안에서 서로 치고받는 사이...
나와 너!
[난자기] [오전 10:51]
철학적으로 나 이외 모든것은 타자인데 관계가 어려운게 타자에 대한 수용성의 문제인데
물과 기름은 타자에 대한 접근 자체를 허용하지 않아서 물위에 기름이 동동뜨는데 이를 배타적간개라꼬카고
산소와 수소는 산소가 수소2놈과 관계를 받아드리는데 물이라는 관계의 산물이 탄생하는기라 ..
이런 화학적 간개는 A는B라는 항등식의 관게기때문에 매우 안정적이고 쉬운 간개로
인간A와 인간B의 간개는 간단한 도식으로 설명할 수없는 미묘한 간개가 형성되는데
이는 인간이란 개체는 항상 잔대가리를 쓰기 때문이야
이 잔대가리를 인간들은 이성과 감성이라고 썰을 풀고 있는데 희안하게도 저거들이 만든이 개념을 형이상학이라카나..
암튼 저거들도 이것이 정확히 먼지도 모르는기라 헷갈리..
좀 똘똘한 놈이 이걸 이용해가 타자를 배척하기도하고 멸종시키기도하고 끌어 안기도하고 끌어안는거 같으면서도 델고와가 일시키묵기도하고 카는데
일단은 타자는 적이라고 생각하는거 가태
사람들은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맡을 수 있고 것을 신뢰하려는 성향이 있는데
그 성향이 강하면 강할 수록 간개는 퇴보한다
모두 소유욕이 작동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볼 수 있으면 가지려 하고
만질 수 있으면 가지려 하고
들을 수 있으면 가지려 하고
맡을 수 있으면 가지려 한다
학예회에 나온 딸내미의 재롱을 보려하기 보다 사진찍어 가지려한다
일생에 단 한번 뿐인 딸내미의 그 재롱은 내가 사진찍는다꼬 스맛폰을 만지고 있을때 이미 다 사라져 버리고 만다
나와 딸 사이의 관계는 존재의 순간보다 스맛폰에 저장된 사진으로 퇴색되는 것이다
언제나 사진은 박제된 존재의 기억이다
사람들은 그런 식의 삶에 이미 익숙해져 버렸다
내가 가진 차가 내 존재를 대변한다
내 존재 보다 내가 그 차를 가진 자라는 것을 더 신뢰하는 것이다
차에 의해서 나란 본질이 소외 당하고 있는데도 무감각하다
모두들 소유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관계는 소유할 수 없는 것...
듣는 것이 아니라 듣다이며
보는 것이 아니라 본다이다
보는 것은 가질 수 있지만 본다는 행위는 가질 수 없다
누군가 쏜 화살은 가질 수 있지만
날아가는 화살은 가질 수 엄따
가지는 순간 그건 날아가는 화살이 아니기 때문이다...박작당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래된 칼 / 이향지 (0) | 2017.03.22 |
---|---|
석문의 시간 / 권영준 (0) | 2017.03.22 |
밥으로 죽 끓이기 / 이향지 (0) | 2017.03.17 |
시창작교실 / 정현종 (0) | 2017.03.14 |
가지 않는 길 / 로버트 프로스트 (0) | 2017.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