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김수영사진 / 정호승 본문
때묻은
런닝셔츠 바람으로
턱을 괴고
어디를 향해 있는지도 모르는
분명 열흘 곡기를 끊은 듯한
그 퀭한
김수영의 눈빛을
평생 따라가다보면
한순간 만난다
그 눈빛이 흘리는 눈물과
그 눈물이 이루는 강물과
그 강물을 따라
흐르는 나뭇잎 한 장을
만난다
그 나뭇잎 위에 말없이 앉아
어머니를 생각하는
한 마리
개미를 만난다
ㅡ정호승, 김수영사진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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