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서릿발 / 송종찬 본문
담배공장에서 일하시던
아버지는
담배를 끊으시려
은단을 자주 드셨다
붉은 마리화나를 피우던
나무들이
금단현상인 듯
잎을 떨구고 있다
빈 가지에 맺힌
은단같은 서릿발
세상과 세상 사이에
보이지 않는
점들이 무수히 깔려 있다
한때는
불꽃의 사금파리였을
오십 넘어
노안은 찾아오고
멀리도 가까이도
볼 수 없는 지점의
눈 감으면
선명해지는 것들
ㅡ송종찬, 서릿발ㅡ
서리 내리는
상강!
벌레는 땅속으로
나무는 숨을 죽이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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