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서릿발 / 송종찬 본문

서릿발 / 송종찬

난자기 2017. 11. 23. 16:02

담배공장에서 일하시던
아버지는
담배를 끊으시려
은단을 자주 드셨다

붉은 마리화나를 피우던
나무들이
금단현상인 듯
잎을 떨구고 있다
빈 가지에 맺힌
은단같은 서릿발

세상과 세상 사이에
보이지 않는
점들이 무수히 깔려 있다
한때는
불꽃의 사금파리였을

오십 넘어
노안은 찾아오고
멀리도 가까이도
볼 수 없는 지점의
눈 감으면
선명해지는 것들

ㅡ송종찬, 서릿발ㅡ

서리 내리는
상강!
벌레는 땅속으로
나무는 숨을 죽이는
아침!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벼랑의 나무 / 안상학  (0) 2017.11.27
엘레지 / 오탁번  (0) 2017.11.24
흙과 바람 / 조지훈  (0) 2017.11.22
포장마차 / 김영광  (0) 2017.11.21
슬픈시 / 서정윤  (0) 2017.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