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비켜준다는 것 / 안도현 본문
둥굴레 새싹이
싹의 대가리 힘으로
땅을 뚫고
밖으로 고개를 내민 게
아니다
땅이
제 몸 거죽을 열어
비켜주었으므로
저렇드키, 저렇드키
연두가 태어난 것
땅이
비켜준 자리
누구도
구멍이라 말하지 않는데
둥굴레는 미안해서
초록을 펼쳐 가린다
ㅡ안도현, 비켜준다는 것ㅡ
둥굴레 새싹이
싹의 대가리 힘으로
땅을 뚫고
밖으로 고개를 내민 게
아니다
땅이
제 몸 거죽을 열어
비켜주었으므로
저렇드키, 저렇드키
연두가 태어난 것
땅이
비켜준 자리
누구도
구멍이라 말하지 않는데
둥굴레는 미안해서
초록을 펼쳐 가린다
ㅡ안도현, 비켜준다는 것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