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산 / 유승도 본문
나는
둥그런 산에 산다
나무와 밭으로 뒤덮인 산,
숲에서 나온 물줄기는
밭을 가로질러 산 아래
들판으로 흐른다
가끔은 구름이
내 오두막을 감싸기도 한다
내 산엔
산 같은 무덤들이 있다
아버지 어머니도 산에 묻혔다
아버진
말이 없는 분이셨다
얼굴을 본
기억이 없는 어머닌
노래를 잘 부르셨다고 한다
이제 출산 날이 다가온
아내의 배를 보니
무덤을 참 많이도 닮았다
ㅡ유승도, 산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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