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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기일기
세속도시의 즐거움
일류배우가 하기엔 민망한 섹스신을 그 단역배우가 대신한다 은막에 통닭처럼 알몸으로 던져지는 여인 얼굴 없는 몸뚱이로 팔려다니며 관능을 퍼덕거리는 하여 극장의 어둠 속엔 나, 관객이 있다 幻으로 배 불러오는 욕정 幻이 불러일으키는 흥분이 있다 눈앞의 시간이 토막난 채 흘러가는 필름이고 텅 빈 은막 위에 요동치는 것들이 幻인 줄 알면서 나는 幻에 취해 실감나게 펼쳐지는 幻을 끝까지 본다 내 망막의 은막이 텅 빌 때까지 눈에서 나온 혓바닥이 멸할 때까지 ㅡ최승호, 세속도시의 즐거움ㅡ
시
2025. 4. 15. 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