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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기일기
맹인의 식사 /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차가운 벽 희미한 불빛아래 탁자도 얼었다 출구는 없다 방향은 더욱 없다 빵 한조각, 포도주 한 모금 있다 입안이 긴장하여 침을 내 놓는다 파릿하게 병든 기다란 손가락 더듬고 더듬어 드디어 목구멍 안으로 삶이 들어 온다 "순간아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이내 세상이 파랗게 물든다 파란세상 / 백난작
우리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우연히 던저져있는 피투성의 존재다 어디에? 세상에 물질이나 동식물과는 달리 인간으로서 이성과 의식을 가지고 있어서 나와 타자를 구분하고 세상을 자신만의 인식의 틀을 가지고 이해하며 살아간다 불행하게도 인간은 이러한 사유의능력때문에 세상의 부조리를 깨닫게되고 그런 부조리한세상에서의 삶이 자살을 선택하기도하고 자유와 평등, 정의로운 세상이 올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갖고 살도록 강요한다 인류역사상 그런 시대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칸트의 선험성에 의하면 인간은 지성과 인식능력, 도덕성 등과 같은 정신적영역의 도구들이 이미 프로그램화 되어 태어나기 때문에 존엄한 존재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은 부조리하지만 또 그것이 영원히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더라도 인간임을 포기해서는 안..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비는 물이다 물은 어데서 오는것일까 인간도 물로 되어있다는데 물이된 인간이 뚝뚝 떨어진다 좋은인간 나쁜인간 잘생긴인간 몬생긴인간 돈마는 인간 없는 인간 점있는인간 없는 인간 머리큰인간 작은 인간 그 몸에서 빠진물이다 물체가 썩어 강물로 흐르고 우주로 날아 떠돌던 물이 비가되어 다시 돌아온다 갑자기 빙의가 되듯 부르르 떨린다 거울앞에서 누구인가 나를 쳐다본다 너는 누구니? 주인없는 풍선은 다시 하늘로 날아오르고 잠못이루는 밤은 계속되고 촛불이 새벽까지 녹아 또 비처럼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