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백난작 / 가을의 역학 본문
흐린 가을이면 편지를 쓰고 싶다
단풍에게 붉은 잉크로
안부를 묻고 싶었다
초록이 그토록 힘겨웠냐고
왜 눈물은 붉어야 하냐고
가을이 전하는 말은
떠난 사랑뒤에 남은 허기
뜨거운 눈물 한 줄기
그리고
가볍게 버려지라는 것
가을이 전하는 말은
다시 올 첫차를 기다리는 설레임
한바탕 너즈븐한 개의 꿈들
그리고
천둥처럼 무겁게
개벽을 기다리라는 것
버려진 가을의
푸른 하늘이 아득하고
산은 붉게 무거워진다
'쉿, 떠들지마세요!'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
가을은 떠난다
'난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가을을 보내고, 백난작ㅡ (0) | 2020.11.10 |
---|---|
자전거 길, 백난작ㅡ (0) | 2020.10.28 |
백난작, 금화규ㅡ (0) | 2020.08.22 |
백난작, 질주 ㅡ (0) | 2020.08.10 |
백난작, 여름이 탄다 ㅡ (0) | 2020.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