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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작

백난작 / 가을의 역학

난자기 2020. 9. 21. 15:32



흐린 가을이면 편지를 쓰고 싶다
단풍에게 붉은 잉크로
안부를 묻고 싶었다
초록이 그토록 힘겨웠냐고
왜 눈물은 붉어야 하냐고

 

가을이 전하는 말은
떠난 사랑뒤에 남은 허기
뜨거운 눈물 한 줄기
그리고
가볍게 버려지라는 것

가을이 전하는 말은

다시 올 첫차를 기다리는 설레임
한바탕 너즈븐한 개의 꿈들
그리고
천둥처럼 무겁게 
개벽을 기다리라는 것

버려진 가을의

푸른 하늘이 아득하고

산은 붉게 무거워진다

 

'쉿, 떠들지마세요!'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

가을은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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