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창평국밥집1, 김완 ㅡ 본문
살가운 사람이
그리운 날이면
사람들 북적대는 시장 통 안
담양 창평국밥집으로 가자
기다려 지치고 곤한 뱃속
막걸리 한 사발 마시고
뚝배기 가득
고기 반 국물 반
흰 밥 말아 후루루 넘기면
넉넉한 한 세상이
담기는 듯하다
깍두기, 묵은 김치 곁들여
햇양파, 매운 고추, 된장
찍어 먹으면
저마다 다른 몸부림으로
견뎌온 세월
세상살이 지친 가슴들
어느새 땀이 차오른다
기다릴수록
사람들이 몰리는 삶
어깨 부대끼며 더불어 있어
힘이 되는 마음들을 안다
오래 참을수록 게미가 있는
쓰디쓴 절망들, 아픔들, 상처들
넉넉한 국밥에 담아
훈훈하게 녹여내는
사람이
아름다운 풍경 하나
만날 수 있다
ㅡ김완, 창평국밥집1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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