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섬/ 박작당 본문
시는 세상사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는 그릇이다(순수)
시는 세상사는 이야기를 메타포라는 도구를 이용해 보다 더 진실에 가까이 접근시키고자 하는 고도의 작업이다(예술)
나아가 시는 세상사는 이야기를 오늘에 한정시키지 않고 내일로 연결시키려는 노력이다(참여)
굳이 심화를 강요할 필요는 엄따
세상은 심화과정을 필요치 않는 사람들도 사는 거시고
자연스레 심화과정으로 넘어갔거나 수련을 통해 경지에 이른 사람들도 있는 거시다
전자는 한글을 갓 뗀 저 할머니의 시가 더 감동스러울 테지만
후자는 모든 시에서 감동을 추출해 낼 수 있다는 차이가 있겠지
순수한 마음 하나
갖기도 힘든 세상에
심화라니요
예술의 경지라니요
게다가
오지랖도 널버라
참여씩이나?
그렇다면 그래 사는 겁니다
누가 머라카겠습니까
당신은 당신자신의 주인장이라꼬
굳게 믿는 섬입니다
섬은 단절입니다
혹은 순수의 허울입니다
섬은 배타입니다
혹은 주체의 미망입니다
섬은 무관입니다
혹은 외면의 변명이 되기도 하지요
섬은 답보입니다
혹은 향상의 피해의식입니다
섬은...
섬은...
당신의 安住입니다
갇히고 닫히고 막힌 음습한 곳의
똘똘 말린 쥐며느리입니다
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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