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출사표 / 박작당 본문
제갈량은 유비의 삼고초려를 받고 세상에 나아갈 결심을 한다
당시 제갈량은 자기가 세상에 나간다고 해서 자신의 뜻대로 세상이 재편되지
못 할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는 왜 출사를 할 생각을 굳혔을까?
이기 오늘의 질문이다
공명이 출사를 하게 된 철학적 배경에는 자기가 의도했든, 그러지 못했든 간에 이미 맺어진 세상과의 관계를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 된 듯하다
일이 되고 안되고를 떠나 참여하여야 한다는 의지는 대아적 소신의 발현이다
그의 출사는
소아주의에 빠진 지식인들과 방관자들이 관조니 순수니 하며 미망에 젖어 마스터베이션 하고 있을 때,
그리고 그 뿌리에 근거해 권력을 득한 자들이 오로지 자신만의 배를 채우기 위해 탐욕스런 혓바닥을 날름 거리고 있을 때
대다수의 무지한 민중들은 제 살을 제가 파먹고 있다는 뼈아픈 현실인식에 근거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1960년대를 뒤흔들었던 순수참여 논쟁
해방공간에서 김동리가 김동석,김병규를 상대로 순수문학론을 전개한 이후 6.25 전쟁으로 잠복했던 순수참여 논쟁이 본격적으로 불이 붙은 것은 67년 가을이었다. 10월 12일 세계문화자유회의의 세미나에서 김붕구가 [작가와 사회] 라는 강연에서 "사회적 자아가 창조적 자아를 압도해 작품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한 샤르트르와 예술지상주의나 자연발생적 사회참여로 성공한 카뮈"를 비교하면서 참여론에 일침을 가했다.
이에 임중빈은 "시대에 대한 책임이 없이는 인간상실의 언어가 계속될 뿐" 이라고 반론을 썼고 선우휘는 "문학은 써먹는 것이 아니다"고 순수론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렇게 발단된 불길은 이어령과 김수영에 옮겨붙으면서 소리를 내며 타오른다. 김수영은 68년 [사상계]1월호에 쓴 [지식인의 사회참여]에서 6.8부정선거, 동백림 간첩사건 등에서 지식인들이 보인 모호한 논조를 비판하면서 그 예로 이어령을 꼬집는다. 이어령은 조선일보에 [누가 조종을 울리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오도된 참여론이 오늘의 한국문학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이어 김수영의 [실험적 문학과 정치적 자유]라는 글에서 "실천적 이성을 예술의 순수성 뒤에 가두는 행위가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재 반박했고 이어령은 "문학은 권력이나 정치이념의 시녀가 아니가"라고 되받아 친다
위으 글은 어느 블로그의 글을 퍼 나른 것이고
이하는 내 개인적 논평이다
순수참여 논쟁의 불씨는 독재정권이 들어서면서 사그라 드는데 참여를 탐탁치 않게 여겼던 정권이 누구 편을 들었겠는가 생각하면 오늘 날 문학계나 언론계 일반이 타락하게 된 배경을 이해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문학은 권력이나 정치이념의 시녀가 아니다"라는 지당해 보이는 명제가 현실과 괴리된 문학, 순수 그 자체만의 길을 주장함으로서 오히려 권력과 정치이념의 도구가 되버리지나 않았는지 의구심이 든다
요즘 누누이 하고 있는 이야기지만 어떤 것이든 관계를 떠나
그 자체로 순수하게 존재할 수 있다는 믿음은 착각이고 미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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