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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울고, 사랑하며 / 백난작

난자기 2018. 6. 11. 23:55

 

 

 

 

 

강보에인 갓난 아기가

조막만한 얼굴을 일그린다'

보는 이는 귀엽게 보지만

아기는 심각하다'

배가고프기 때문에

엄마가 알아채지 못하면

금붕어 입같은 입을 활짝 열고

먹을 것을 넣어 줄 때까지

소리쳐 운다

보는 이들은 그것마저 귀엽게 보지만

아기에게는 생존이다

생존을 위해 아기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게 전부다

생존하기 위해

솔직하게 단순하게 한결같이

소리쳐 운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생존하기 위해

외롭고 외로와도

그렇지 않은 척 했고

슬퍼지면 속으로 삼키고 삼켜

눈물 한방울 흘리는 것을 부끄러워 했다

기뻐도 어께들석이며 신나게

노래 한 번 흥얼대지 못했다

화가 나면 참으라 참으라고만 배웠다

외로와도 슬퍼도 울지 않겠다던

캔디는 잘 살고 있을까

오늘은 낮부터  비가 내린다

"내가 선택한 사랑의 끈에 나의 청춘을 묶었다 .."

백년의 약속을 따라 부르다

눈가 가득 빗물이 고였다

앙상한 두 빰을 타고 흐르는 빗물은

갓난아기가 우는 울음이다

아득히 말라버린 눈물샘이

그 솔직함으로

그 단순함으로

넘쳐 흘러 강물이 되었다

스스로 갇혀 버린 사막에서

생존의 오아시스를 보았다

 

- 백난작 / 웃고, 울고, 사랑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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