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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기일기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인연인줄 알지 못하고 보통사람들은 인연인줄 알아도 그것을 살리지 못하고 현명한사람은 옷자락만 스쳐도 인연을 살릴줄 안다 살아가는 동안 인연은 매일 일어난다 그것을 느낄수 있는 육감을 지녀야 한다 사람과의 인연도 있지만 눈에 보이는 모든 사..
푸른 광장은 어디에 내가 「광장」의 구상을 언제부터 가지고 있었는지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해의 4·19혁명으로 형성된 사회적 분위기와 내가 1945년에서 1950년까지 북한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쓸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50년에 월남할 때 고교생이었던 내가 북한에서 겪을 수 ..
'사로잡힌 악령' 크흐흐으흐, 키이히히히, 크크, 키키, 흐흐, 히히, ㅎㅎㅎ…… 나는 조금 전부터 지금의 내 웃음소리를 어떻게 의성(擬聲)해야 될지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자음과 모음만으로는 아무래도 틀린 일 같다. 다소 낭비적이기는 해도 산문의 서술력에 의지하는 수밖에 ..
사랑한다고 한 번도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 힘들 때 왜 날 낳았냐고 원망해서 미안해. 엄마 새끼보다 내 새끼가 더 예쁘다고 말해서 미안해. 언제나 외롭게 해서 미안해. 늘 나 힘든 것만 말해서 미안해.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 자주 못 보여줘서 미안해. 늘 내가 먼저 전화 끊어서 미안해. ..
말의 길은 마음속으로 뻗어있고 삶의 길은 땅 위로 뻗어 있다 삶은 말을 온전히 짊어질 수 없고 말이 삶을 모두 감당해낼 수도 없다 말의 길과 삶의 길을 이으려는 인간의 길은 흔히 고통과 시련 속으로 뻗어 있다 이 길은 전인미답이고 우회로가 없다 ㅡ김훈, 남한산성중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