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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기일기
벚꽃이 피기를 기다리다 문득 당신께 편지 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오래전부터 나는 당신께 한번쯤 소리나는 대로 편지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막걸리 먹고 취한 사내의 육자배기 가락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내게 무슨 깊은 한이 있어 그런 소리가 나오겠습니까? ..
시는 세상사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는 그릇이다(순수) 시는 세상사는 이야기를 메타포라는 도구를 이용해 보다 더 진실에 가까이 접근시키고자 하는 고도의 작업이다(예술) 나아가 시는 세상사는 이야기를 오늘에 한정시키지 않고 내일로 연결시키려는 노력이다(참여) 굳이 심화를..
시는 왜 읽는가 이른바 문학의 기능은 무엇인가 달빛은 먹고 싶도록 싱싱하다 배치김치 같다 아니 오이김치 같다 달빛을 포식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부르면서 죽고 싶다 달빛은 여자 같다 입맞춤을 하고 싶다 어여쁜 얼굴에다가 입맞춤 하고 싶다 - 심재언, '월광곡' 여기, 시인으로부터 ..
강화도에 살고있는 함민복 시인의 시집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창비)'을 읽으며 우리 모두가 처해있는 고단한 삶과 암울한 상황 속에서 과연 문학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반성적인 물음을 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표현이 되겠습니다만, 함민복 시인의 시는, 좋은 시란 순수시..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
문학은 유용한 것이 아니므로 인간을 억압하지 않는다 억압하지 않는 문학은 억압하는 모든것이 인간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보여준다 ㅡ문학평론가 김현ㅡ
칠레 출신 작가 스카르메다(Antonio Skrmeta, 1940~ )가 쓴 소설 <네루다의 우편 배달부>는 우리에게 영화 <일 포르티노>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야기는 1969년 여름 , 칠레의 어촌 이슬라 네그라에서 시작한다 수도 산티아고에서 남으로 120키로미터 정도 떨어진 작고 한적한 마을에 매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