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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진 / 황인찬

난자기 2015. 12. 17. 10:01

 

“우리들의
잡은 손 안에
어둠이 들어차 있다”

어느 일본 시인의
시에서 읽은 말을,
너는 들려주었다
해안선을 따라서
해변이
타오르는 곳이었다
우리는
그걸 보며 걸었고
두 손을 잡은 채로
그랬다

멋진 말이지?
너는 물었지만
나는 잘 모르겠어,
대답을 하게 되고

해안선에는
끝이 없어서
해변은 끝이 없게 타올랐다
우리는
얼마나 걸었는지
이미 잊은 채였고, 아름다운 것을
생각하면
슬픈 것이
생각나는 날이
계속되었다

타오르는 해변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타오르는 해변이
슬프다는 생각으로 변해가는 풍경,

우리들의
잡은 손 안에는
어둠이
들어차 있었는데,
여전히
우리는
걷고 있었다

ㅡ황인찬, 기념사진ㅡ

 

 

 

 

 

[작당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느끼는 감동과 슬픔의 감정은 왜 닮아 있는가
[난자기]  음ᆢ미의 극단에는 애가 있는가?  잡은 손안에 어둠이 있고?
[작당이]  저런 느낌은 우리도 종종 마이 느끼는 거잔아왜 그럴까

 

[작자기] 사람이싫어가산속으로간 망부석이하루세번씩 골짜기모퉁길에눈을두는뭐그런거아닐까

 

[난자기]  플라톤의 향연을 디비보마 실마리가 나울듯도 한데ᆢ
               미에 대해 대화하는데 비극작가가 나오거든
[작자기]  함얘기해소
[난자기]  디비바야제
[미자기]  이별을 앞둔 연인들의 마지막 해변 여행인가??
[작자기]  ㅋ

 

[수자기]  아름다움, 미는 자체적으로 아름답다
             슬픔은 슬픔  그자체다.  슬픈 아름다움은 없다고 본다
             아름다움이 한결일 수는 없다. 변함이다
             지금 이 아름다움이 영원할 수 없다는 거시 슬픈거시다
             슬픈 아름다움은 착시다

 

 

[작당이]  정화(淨化) : 아름다움을 보고 불순하거나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함
           카타르시스 :  비극을 봄으로써 마음에 쌓여 있던 우울함, 불안감, 긴장감 따위가 해소되고 마음이 깨끗해 지는 것

 

           둘의 정서가 닮아 있는 이유

 

           아름다움을 느낀 뒤에 오는 승화된 감정과 슬픔 후에 찾아드는 승화된 감정이 같은 종류의 것이라면
           깊고 깊은 슬픔은 숭고하고 아름답다는 C.S 루이스의 말은 참으로 통찰적이다

 

           다만 오늘의 시의 저 슬픔의 정조는 수자기의 해석이 더 마따고 생각드네

 

           잡은 손안에 가둬둔 어둠은 그 손을 놓는 순간 순식간에 둘을 뒤덮을 지니 둘이 바라보는 아름다운 광경은
           언젠가는 놓게 될 손 처럼 영원히 아름답지 않으리라는 불안감...

 

           불안감을 슬픈예감으로 바꾸면 더 낫것다

 

 

           이쯤에서 이오공감으[한사람을 위한 마음]을 감상해보자

 

 

           힘들게 보낸 나의 하루에
           짧은 입맞춤을 해주던 사람
           언젠간 서로가 더 먼곳을 보며
           결국엔 헤어질것을 알았지만

 

           너의 안부를 묻는 사람들
           나를 어렵게 만드는 얘기들
           왜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나
           너를 잊겠다는 거짓말을 두고
           돌아오긴 했지만

 


          언제 오더라도 너만을 기다리고 싶어
          다시 처음으로 모든걸 되돌리고 싶어
          이제는 어디로 나는 어디로
          아직 너의 그 고백들은 선한데
          너를 닮아 좋았던 장미꽃도
          한사람을 위한 마음도
          모두 잊겠다는 거짓말을 두고
          돌아오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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