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달꽃 / 백난작 본문
달은
어머니 멍든 젖가슴을 닮았다
흰 속살 위로
깨물린 상처 또렷하다
누군가 매달려 살다간 흔적
한 때 부푼 욕망이었거나
푸른 꿈이었거나
소년을 사랑하던
아버지는 동굴에서 사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소년은
아버지의 구두를 매일 닦았다
푸른 물광이 빛날수록
해는 어두워졌다
달이 떠오르면
소년이여
달빛 받는 이, 꽃이 되리니
달빛에 돋아나는
악한 영혼들을 환대해 주렴
달꽃은
희미한 저항의 흔적
속으로 천천히 꽃물들어
마침내 피어나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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