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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작

달꽃 / 백난작

난자기 2021. 10. 30. 12:35

 

 


달은

어머니 멍든 젖가슴을 닮았다

 

흰 속살 위로
깨물린 상처 또렷하다
누군가 매달려 살다간 흔적

 

아버지는 동굴에서 사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는 아버지의 구두를 매일 닦았다

구두가 빛날수록

달은 어두워졌다

 

이제 곧 달이 떠오르면
달빛 받는 이 

꽃이 되리니
달빛에 돋아나는 악한 영혼들을

환대해 주렴

 

달꽃은

희미한 저항의 흔적

속으로 천천히 꽃물들어

마침내 피어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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