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꽃이 졌다는 편지 - 장석남- 본문
이 세상에
살구꽃이 피었다가
졌다고 쓰고
복숭아꽃이 피었다가
졌다고 쓰고
꽃이 만들던
그 섭섭한
그늘자리엔
야윈 햇살이
들다가 만다고 쓰고
꽃 진 자리마다엔
또 무엇이 있다고
써야 할까
살구가 달렸다고
써야 할까
복숭아가 달렸다고
써야 할까
그러니까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써야 할까
내 마음속에서
진 꽃자리엔
무엇이 있다고
써야 할까
다만
흘러가는
구름이 보이고
잎을
흔드는
바람이 가끔 오고
달이 뜨면
누군가
아이를 갖겠구나
혼자 그렇게
생각할 뿐이라고
그대로 써야 할까
꽃 진 자리에
나는
한 꽃 진 사람을 보내어
내게
편지를 쓰게 하네
다만
흘러가는
구름이 잘 보이고
잎을 흔드는
바람이 가끔 오고
그바람에
뺨을 기대보기도 한다고
나는
오지도 않는
그 편지를
오래도록 앉아서
꽃 진 자리마다
애기들
눈동자 읽듯
읽어내고 있네
ㅡ장석남,
꽃이 졌다는 편지ㅡ
[난자기] [오전 10:03] 꽂이 졎다면
[난자기] [오전 10:04] 곶이 졌다고 쓰야한다
[작당이] [오전 11:05] 꽃은 이미 졌네
이미 졌다고 슬퍼할 일이던가
그 다음 프로세스가 진행이 되기 위해서 꽂은 반드시 져야하는 거고
[작당이] [오전 11:18] 우리네 생은 관조의 날들을
보내기에는
너무도 실존적이고
오지도 않는 편지를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나 빠르다
아마도 그 편지는
끝내 오지 않을 것이다
꽃지면
[작당이] [오전 11:18] 지는거지...
[난자기] [오전 11:21] 꽃 진 자리마다엔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써야 할까
[난자기] [오전 11:22] 수작이같으마 똥이 있다고쓸끼다
[작자기] [오전 11:28] 꽃은
피고
질
뿐
희망도
절망도
얘기하질않지
산과들
바람과
벗하다
피고
또
지겠지
바라보는 시선에게
뭔가를 줄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