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기일기
반성1/ 백난작 본문
나이 오십이 되는 이 날까지
밤마다 결심하는 생각들을
하나라도 붙들어 세우지도 못하고
죽어도 변치 않을 것이라 맹세했던
신념도 풍선보다 가벼이 날려버리고
세상을 품겠다고 나서다
길을 잃고
금광산에 붙잡혀 막장에서 밤을 새우길
몇 번이던가?
바람같은 인생길에 해는 저물어 가는데
서릿발같이 귀밑은 하얗게 물들어 가는데
아직도 아침에 세 개를
저녁에도 세 개라고 이야기하지 못하는 비굴함이
시체위를 스물스물 기어다니는 바퀴보다 역겁다
나이 오십이 되는 이 날 이후에도
밤마다 또 결심을 하랴
조삼모사 하는 원숭이를 잡으러 가랴
광야에서 말 타고 온 초인을 쫒으랴
이제 내 심장의 고동을 잠시 멈추기로 했다
내일은 심장을 꺼내 절벽위에 매달아 놓고
독수리를 불러 먹이고
내 심장의 위령탑을 쌓기 시작하겠다
거기서 마지막 맹세를 하겠다
앞으로 맹세를 다시 하지 않겠다고
진실로 필요한건 혁명뿐이라고
“우리집 대풍이가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는 이유를
알려고 한 적이 있었던가?“
이 작은 혁명부터..
-백난작, 반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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