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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건너는 법 / 서영은 본문
사막을 건너는 법 - 서영은 "부조리를 바라보는 시선"
데스밸리의 저녁풍경 [네이버 지식백과]사막 [desert, 沙漠] (두산백과)
줄거리
베트남 전에서 무공훈장을 수여받고 전역한 주인공은 전쟁을 겪고 난 후 모든 삶의 의욕을 잃어버렸다. 그런 그의 눈에 한 사람이 들어온다. 진흙탕 속에서 무언가를 미친 듯이 찾고 있는 노인이다. 공터에서 달고나를 파는 노인은 자신의 죽은 아들이 받은 무공훈장을 잃어버려서 찾는 중이라고 밝힌다. 이를 가엾게 여긴 주인공은 자신의 무공훈장을 한켠에 숨겨두고 곧 자신이 찾은 듯 노인에게 건넨다. 그런데 밝은 미소를 띄어야 할 노인의 표정은 괴이했다. 전혀 기뻐하지도 않고 오히려 화가 난 듯한 모습이다. 노인은 무공훈장을 챙기지도 않은 채 사라지고 만다.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다.
무공훈장을 찾던 노인에게 그것을 되찾아주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었다. 노인은 연극에서의 배우와 같이 진흙탕을 헤메는 역할이 필요했을 뿐이다. 그런 그에게 무공훈장을 주는 것은 노인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아니다. 간절히 찾는 자에게 답을 제시하는 것이 오히려 미숙한 판단일 수 있다는 작가 서영은 씨의 해결책 역시 부조리해 보인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두 주인공에게 적용해보면 두 사람이 고도를 만나는 것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그들은 나무에 목을 매달지 않을 간절한 소망이 필요했으며 그것이 형상화된 것이 고도라는 인물이다. 두 사람이 고도를 만났을 때의 반응은 노인이 보였던 싸늘한 미소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고도를 피하는 것은 그들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부조리한 모습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모든 문학의 주제는 우리와 연결된다. 우리의 마찬가지이다. 보수/진보의 틀에서 벗어나 화해와 협력을 정치인들 본인은 바라고 있을까? 표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지금의 상황이 그들에게는 달가울지도 모른다. 본인들은 치열한 척 하지만 그것이 우리 대다수 국민이 겪은 삶의 치열한 만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인의 거짓된 삶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인생의 단계, 대학 입학, 취업, 결혼, 노후로 이어지는 보통의 삶과 다르지 않다. 정말 대학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많을까? 고된 노동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주는 삶의 고통을 온 몸으로 부딪혀 이겨낸 승리자들의 모습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주위의 이해되지 않는 모습을 발견했을 때 사막을 건너는 법의 노인을 떠올리고, 그것을 이해하는 데에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출처] 사막을 건너는 법 - 서영은 "부조리를 바라보는 시선"|작성자 JOP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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